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Klemens Strasser의 ‘고대 보드게임 수집’

‘고대 보드게임 수집’의 개발자 Klemens Strasser가 커피숍 테이블에 알록달록한 스티커들로 덮인 노트북을 두고 앉아 있는 사진입니다.

Klemens Strasser는 그의 작품 고대 보드게임 수집을 출시하기 전에 네파타플(Hnefatafl)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홈오피스에서 일하고 있는 인디 개발자 Strasser는 “체스나 백개먼처럼 누구나 다 알만큼 유명한 게임이라면 몰라도 네파타플은 잘 알지 못했어요.”라고 말합니다.

현재 Strasser는 가장 유명한 네파타플 게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pple 디자인 어워드 포용성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고대 보드게임 수집은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9개의 게임을 한데 모아 선보입니다. ‘바이킹 체스’라고도 알려진 네파타플의 역사는 1,700년이 되었다고 알려지며, 이탈리아의 게임인 라튠출리(Latrunculi)의 역사는 거의 2,000년에 가깝습니다. Strasser의 작품은 코나네, 오목, 오밭고누 등 현대인들에게 낯설 수 있는 고전 게임에 눈에 띄는 시각적 요소, 르네상스 페어 스타일의 사운드트랙, 효율적인 게임 온보딩, 간단한 역사를 활용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습니다.

돌로 조각된 네파타플 게임 보드를 보여 주는 스크린샷. 게임 보드 위에는 어두운 파란색, 연한 초록색, 주황색의 말 여러 개가 놓여 있습니다.

Strasser는 Flexibits(Fantastical, Cardhop 제작사) 출신의 베테랑 개발자이자 Letter Rooms, Subwords, Elementary Minute(2015년 Apple 디자인 어워드 우수 학생 작품 선정)을 개발한 게임 개발자입니다. 할머니와 함께 플레이했던 오스트리아의 인기 게임 ‘나인 멘스 모리스’는 잘 알았던 Strasser였지만 3세기 바이킹의 여가 생활에 대해서는 지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3년 전, 한 동료가 그에게 네파타플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제가 알고 있던, 통상적인 좌우대칭 보드게임하고는 많이 달랐습니다. 큰 매력을 느꼈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네파타플의 모바일 버전은 덜 매력적이었고, Strasser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많은 디지털 보드게임은 특징적인 디자인을 보입니다. 대개 나무, 천 등의 재질을 그대로 살린 사실적인 디자인이죠. 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렇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옥스포드 대학교의 한 교수가 고대 보드게임에 관하여 쓴 책을 읽고 이 분야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Klemens Strasser

Strasser는 시간이 나면 SpriteKit을 사용하여 iOS 네파타플 프로토타입의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림에는 별로 소질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본업은 프로그래머입니다. Strasser는 개인 프로젝트였던 이 게임의 개발을 가능한 한 간단하게 유지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습니다. 그는 “저는 게임과 앱을 디자인할 때 미니멀하게 시작하거든요. ‘고대 보드게임 수집’에 들어가는 게임은 돌 몇 개와 종이 한 장만 있으면 되는 간단한 것들이라 제가 직접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Strasser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네파타플에 빠져들었고, 곧 오래 전 명맥이 끊긴 다른 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는 “옥스포드 대학교의 한 교수가 고대 보드게임에 관하여 쓴 책을 읽고 이 분야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계속 ‘이 게임 참 흥미롭군. 이 게임도 흥미롭네. 이 게임도 재밌어 보여.’라고 말했어요.”라고 말합니다. Strasser가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전에 네파타플 목업은 다양한 게임의 모음집이 되었습니다. 그는 “디지털화하고 싶은 게임이 아직도 20개는 더 남아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나인 멘스 모리스를 위한 게임 보드를 보여 주는 스크린샷. 보드와 배경은 모자이크처럼 보이며, 게임에 사용되는 말들은 둥근 모양에 어두운 빨간색입니다.

Strasser는 처음 몇 게임의 초기 디자인에는 네파타플 프로토타입의 간결한 스타일을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게임마다 갖고 있는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표현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각 게임의 유래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고용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때부터 고대 보드게임 수집의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Strasser는 각 고대 게임의 발상지 출신인 아티스트들에게 연락했고, 답변을 빠르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대 보드게임 수집의 미니멀한 버전 대신 다양한 문화와 디자인이 풍부하게 적용된 버전이 탄생했습니다. 네파타플의 경우 Strasser에게는 스웨덴 디자이너 Albina Lind와 뜻밖의 연결점이 생겼습니다. 그는 “저는 Lind에게 바이킹, 룬스톤과 같은 이미지를 몇 장 보내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제가 생각해낼 수 있는 어떤 것보다도 훨씬 좋은 디자인을 보여 주었죠. 우연히 Lind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 프로젝트를 끝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Lind의 디자인이 훌륭했기 때문에 개발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죠.”라고 말합니다.

스톡홀름의 아티스트 Albina Lind와 그녀의 초기 네파타플 게임 프로토타입의 사진을 보여 주는 콜라주. 프로토타입은 진한 파란색 보드 위에 놓인 베이지색과 검정색 말을 보여 줍니다.

Lind와 협력하기로 결정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스톡홀름의 프리랜서 아티스트인 그녀는 약 10년의 게임 디자인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북유럽 테마 게임인 Dragonberg를 직접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Lind는 “프로젝트 이야기를 듣고 제가 이 일의 적임자라고 생각했죠.”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최초 아이디어는 어두운 나무와 돌 재질을 사용한 비교적 현실적인 디자인이었지만, 이후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적용된 느긋한 분위기의 디자인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녀는 “때때로 사실적인 아트보다 비현실적이고 만화 같은 아트가 더 어려운 작업일 때가 있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Lind는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1892년 기록에서 처음 나타나는 다블롯(Dablot)과 14세기 스칸디나비아 게임 할라타플(Halatafl) 등 두 개의 고대 게임을 더 디자인했습니다.

디자인은 전 세계에서 도착했습니다. 이탈리아이의 디자이너 Carmine Acierno는 모자이크 형식의 나인 멘스 모리스를 디자인했습니다. 호놀룰루의 디자이너 Anna Fujishige는 코나네에 전통적인 하와이의 멋을 접목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각 게임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살릴 수 있었지만, 여러 명의 사람들이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반복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도쿄의 디자이너 Yosuke Ando는 일본 게임인 고모쿠 작업에서 Strasser의 초기 디자인을 바꾸자고 강력히 제안했습니다. Ando는 “처음에 Strasser는 우키요에(그림), 무샤에(무사를 그린 목판화) 등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가지고 제게 연락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무샤에에 그려진 사무라이 전사의 갑옷에서 요소를 따와 해체하고 간소화하여 게임 UI에 통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두 게임의 스크린샷. 하와이 전통 디자인이 적용된 코나네와 사무라이 전사의 갑옷에서 영감을 받은 고모쿠입니다.

디자인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Strasser는 9개 게임의 온보딩 전략을 세웠습니다. 유실된 문명에서 기원한 500년 된 게임의 자잘한 규칙과 예외들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각 게임을 단계별로 가르쳐 주도록 설계된 가이드와 퍼즐을 제공하는 Strasser의 초기 접근 방식은 거추장스러운 방법이라는 것이 곧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그는 ‘매우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규칙을 작성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보여 주는 짧은 애니메이션도 추가하여 플레이어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는 “규칙을 3~4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임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모두 VoiceOver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죠.”라고 말합니다.

손쉬운 사용은 전체 프로젝트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Strasser는 Unity 게임의 접근성에 관한 석사 논문을 썼습니다.) Apple 디자인 어워드 포용성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고대 보드게임 수집은 탁월한 VoiceOver 구현은 물론 동작 줄이기, 유동적 글자 크기 조절, 고대비 게임 보드 등 다양한 손쉬운 사용 기능을 지원합니다. Strasser는 “모두를 위한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하는 것이죠.”라고 말합니다.

규칙을 3~4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임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모두 VoiceOver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죠.

Klemens Strasser

고대 보드게임 수집은 모두를 위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네파타플과 같은 고대 게임을 신세대 플레이어들에게 소개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Strasser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게임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서 소개를 접하면 놀라거든요.”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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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이야기’는 Apple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및 최종 후보작의 디자인 사례와 철학에 대해 알아보는 시리즈입니다. 어워드 수상작의 개발자 및 디자이너를 만나 놀라운 창작물의 탄생 배경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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